한국계 미국인 셰프의 문화적 배경에서 출발한 컨템퍼러리 한식, boon. 낮과 밤으로 달라지는 메뉴와 함께 한국 식탁의 ‘나누는 문화’를 담았으며,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층 빌딩 뷰로 시간대별 각기 다른 매력을 제공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타이페이 브리즈 난산 쇼핑몰(Breeze Nan Shan) 48층에 오르면, CÉ LA VI(대만 글로벌 다이닝 &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에서 새롭게 선보인 컨템퍼러리 한식 다이닝 바 ‘boon’을 만날 수 있다. 내부는 한옥의 디자인 요소를 모던하게 재해석해, 월넛 원목으로 이뤄진 사선 프레임과 다크 레드 컬러 벽면이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같은 공간이지만,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 해가 지면 통창과 브라운 톤 미러 벽을 통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도시 풍경이 눈부시게 반사되면서, 수준급 음향 시스템과 세계적 DJ의 뮤직 사운드가 더해져 오감을 만족시킨다.
K-Pop으로 시작된 K-Culture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K-food는 물론 한식이 해외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타이완 theLOOP’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한국계 미국인 출신 다이닝 R&D 디렉터 조한송 셰프(Chef Han)와 캐서린 시 셰프(Catherine Shih)가 이끄는 팀과 협력해, 새로운 한식의 매력을 모던하면서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결심했다.
컨템퍼러리 한식 다이닝 바 ‘boon’은 전통 한옥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월넛 사선 프레임과 다크 레드 컬러 벽면으로 모던한 디자인의 미학을 완성했다.
컨템퍼러리 한식을 함께 완성한 조한송 셰프와 캐서린 시 셰프
두 셰프가 주도하는 boon의 요리는 흔히 떠올릴 만한 전통 한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에서 태어난 조한송 셰프(Chef Han)는 3살 무렵 미국으로 건너가 학업과 커리어를 쌓은 인물로, 다문화적 환경에 노출돼왔다. 이러한 배경으로 그는 전통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단, 자신이 경험해온 식문화와 조리법, 식재료를 남다른 감각과 접목해 ‘맛’의 즐거움으로 표현한다.
한편 캐서린 시(Chef Cathy) 셰프는 캐나다에서 성장하고 싱가포르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동서양의 풍미를 섬세하면서도 조화롭게 풀어낸다. 특히 유년 시절을 담은 메뉴를 조한송 셰프와 꾸준히 개발해온 건 물론, 정통 한식 디저트에서 받은 영감에 감성을 더해 모던한 디저트 셀렉션을 만들어왔다. 또한 현지 지역 식재료와 프렌치 테크닉을 접목해 황홀한 비주얼을 완성하고, 미각부터 후각까지 은은하게 이어지는 온기를 전하며, 익숙하면서도 놀라운 감동을 전한다.
조한송 셰프는 브리즈 난산 48층에 어울리는 모던한 한식 디시를 고민했지만, 이에 앞서 ‘정으로 음식을 나누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밀도 있게 드러내고 싶었다.
그는 “함께 나누는 음식이야말로 진정한 맛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것이 한국인의 가장 자연스러운 식문화이자 정감 있는 식사 방식이라고 여겨, 이 부분을 제대로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라며 ‘boon’만의 스페셜한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메뉴는 2~3인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며, 1인 방문객을 고려한 메뉴도 세심하게 설계해 놓았다.
캐서린 시(Chef Cathy) 셰프는 동서양의 풍미를 섬세하면서도 조화롭게 풀어 달콤 따뜻한 디저트 셀렉션을 내놓는다.
낮과 밤이 다르게 한식과 양식을 믹스한 메뉴 구성
총 40여 종에 이르는 메뉴는 낮(all day dining)과 밤(late night dining)으로 나뉘어 각각 다르게 구성된다. 전체적으로는 셰프의 문화적 성장 배경을 모티브로 한식과 미국식 메뉴를 모두 맛볼 수 있으며, 낮(all day dining) 메뉴의 80%는 한국 스타일, 20%는 미국 스타일을 가미한 퓨전 디시다.
일례로 ‘매콤한 로제 떡볶이 뇨끼’는 떡 대신 이탈리아식 뇨끼를 사용하고, 기본 떡볶이 양념에 훈제 베이컨과 매콤한 로제크림 소스를 더해 색다르게 재해석했다. ‘한국식 육회 카르파치오’는 그라나 파다노 치즈와 앤초비를 활용해 한국 음식 특유의 깊은 풍미와 입체적이고 풍부한 식감을 잘 살렸다.
밤 9시 이후에 제공되는 ‘Late Night Dining’ 메뉴는 손에 들고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파티를 컨셉으로 삼았다. 이 시간대 메뉴는 낮과는 반대로 미국식 80%, 한식 20%로 이뤄진다. 특히 조한송 셰프는 미국식 요리를 기본으로, 한식 특유의 풍미를 킥처럼 더해 무르익는 밤의 무드를 표현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훈제 소고기 샌드위치’. 훈제 소고기와 김치 탕수 소스, 수제 수퍼 소스, 머스터드 크림을 바삭한 빵 사이에 가득 채워 넣어, 어메리칸 스트리트 푸드에 한국적 풍미를 절묘하게 더했다. 다음으로 ‘불고기 김치 치즈 프라이’는 크링클 컷 감자 튀김 위에 불고기, 잘게 썬 김치, 체다 치즈, 파, 고수, 수제 수퍼 소스를 층층이 올려 푸짐한 조합으로 든든한 만족감을 준다.
시간대별 식사 리듬을 고려한 메뉴 구성 컨셉으로, 밤 9시 이후엔 손에 들고 다니며 먹기 쉬운 파티 스타일 메뉴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
boon만의 해석이 담겨 특별한 디저트와 칵테일 셀렉션
한편 boon의 디저트는 코리안 스타일과 어메리칸 스타일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캐서린 셰프는 한국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인들이 유년 시절에 즐겨 먹던 바나나 우유와 커스터드 파이 등 부드럽고 달콤한 기억을 자연스럽게 녹였다. 또한 ‘된장 캐러멜 아이스바’는 한국식 된장에 우유와 마스카포네 치즈를 조합해, 예상치 못한 ‘단짠’의 조화로 폭발하는 감칠맛을 경험할 수 있다.
여럿이 함께 방문한다면 ‘한과 디저트 플래터’를 추천, 고추장 피낭시에와 계절 빙수, 오트 키스 머랭 쿠키 등 날마다 달라지는 그녀만의 디저트 셀렉션을 맛볼 수 있다.
boon에선 칵테일도 특별하다. 롱아일랜드 아이스티, 모히토, 진 피즈, 올드 패션드, 모스코 뮬, 네그로니, 에스프레소 마티니 등 익숙한 클래식 칵테일을 boon만의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또한 한국 소주와 막걸리에서 착안한 시그니처 칵테일 ‘따뜻한 인생’, ‘에덴의 정원’도 꼭 마셔 보길 추천한다. 무엇보다 한식의 단맛을 고려해 칵테일 당도를 조절하는 섬세함도 놓치지 않았다.
두 셰프의 성장 과정에서 비롯된 다문화 경험은 boon의 음식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 동서양 식문화를 조화롭게 담은 이 공간에선 캐주얼한 분위기 가운데 정제된 감각을 유쾌하게 향유할 수 있다. 또 고객은 시간대에 따라 다채로운 메뉴 구성으로 함께 또는 홀로 다이닝과 바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48층에서 내려다보이는 신이 지구의 도심 전경은 한국적 풍미가 살아 있는 미식과 컨템퍼러리 한식 다이닝 바의 즐거움을 한층 더 배가시킬 것이다.